10번에 가까운 시험관 시술
결혼 후 한 번의 자연 임신 후 유산. 그리고 인공 수정과 여러 번의 시험관 시술을 했다.
지난 23년 말, 마리아 난임 병원에서 아기 심장 초음파를 사진으로 본 적은 있다. 다만, 너무 초기라서 그런지 남편은 초음파실에 들어가지 못하게 했다. 그러곤 유산이 되고 말았다. 그 이전에 생겼던 아기는 심장도 뛰지 않고 떠났기에, 심장 초음파를 보는 것만으로도 들뜨긴 했지만 그 이후 마지막으로 시도한 시험관 시술도 실패했다.
우리 부부는 아기에 대한 미련을 버리기로 했다.

그 이후에도, 혹시나 자연 임신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도 해봤지만 2년 동안 아무런 소식이 없었다. 좋은 점만 생각하자면 아기 한 명을 키우는데, 경제적으로 필요한 돈도 만만치 않을 건데, 아기가 없으면 그만큼 여유가 생길 수밖에 없다. 정년까지 일도 못할 것 같은데 아기가 없으면 그만큼 부담도 덜 수 있을 테니 단점만 있는 건 아니다.
아무리 사교육비를 아낀다고 해도, 대학교 졸업까지만 지원해 준다고 해도 2억 정도는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 요새 평균 임금이 아무리 올랐다고 해도, 일반 직장인한테 2억은 적은 금액이 아니다. 혹, 욕심이 생겨서 사교육을 더 시키고 결혼 비용까지 보태주려고 하면 그 비용은 더욱더 커질 터.
아내가 바쁜 직장 생활 속에서도 힘든 과정을 다 이겨내면서, 수차례 시험관 시술을 했는데도 아이가 주어지지 않았으니 이번 생엔 아이가 없는 운명이라고 생각했다. 다만, 좀 아쉬운 마음이 있는 건 사실이었다.
아내가 곤히 자는 모습을 보다 보면, 아내의 얼굴을 닮은 아이가 있다면 얼마나 귀여울까? 똑똑한 아내의 유전자를 받은 아이는 커서 혼자만의 길을 척척 잘 만들어 나갈 것 같았다. 만약, 아이가 자립형 사립고에 가야 할지 고민하고 있으면, 내 경험을 그대로 들려주면서 일반고에 진학하는 것도 정말 좋은 방법이니 마음이 가는 대로 해보라고 말해주고 싶었다.
그래도 이번 생에는 아이가 주어지지 않으니, 아내와 좀 더 행복한 노후생활을 지낼 수 있도록 잘 준비해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저 임신한 것 같아요"
2026.03.27. 갑상선암 수술을 마치고 2주가량 울산에서 휴식을 취하다가 대구 집으로 왔다. 아내가 일이 너무 바쁘다 보니 저녁을 제대로 잘 챙겨 먹지 못하는 것 같아서 휴직 기간 동안 아내가 저녁을 제대로 챙겨 먹게끔 하고 싶었다. 이마트에 요리 수업도 등록해 뒀다.
금요일 저녁에 나름 심혈을 기울여서 오징어볶음을 해봤는데 아내가 생각보다 많이 먹지를 못했다. 예상보다 간이 너무 짜게 된 것 같아서 다음에 요리할 때는 간을 좀 약하게 해봐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소파에서 쉬던 아내가 갑자기,
"저 임신한 것 같아요." 라고 말했다.
처음엔 농담한 줄 알아서 벙찌고 있었다. 2년 동안 자연 임신이 안 되었고, 더 이상 시험관 시술도 하지 말자고 약속한 터라 임신은 생각도 안 하고 있었는데 임신이라니? 아내가 초음파 사진을 들고 와서 보여주니 그제야 실감이 났다. 계속 생리를 하지 않고 속도 좋지 않아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 집 근처 산부인과를 가봤다고 했다.

기분이 묘하면서 진짜 아기가 와준 건가? 계속 사진을 보고 있으니, 아내가 "아직 확실한 것은 아니니 기대하지 말아요."라고 했다. 맞다. 우리가 이미 여러 번 유산을 겪었던 터라 이번에도 어떤 일이 생길지는 모르는 일이다. 그래서 최대한 차분해지려고 노력했다.
그래도 고마운 것은 고마운 거다. 아기가 한 번 더 와주다니. 앞으로 아기 초음파 사진은 볼 일이 없을 줄 알았는데. 어떤 일이 생길지는 모르는 일이나 이렇게 와준 아기가 너무나도 고마웠다. 꿈만 같았다.
'임신 육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임신 11주 - NT (목덜미 투명대) 검사, 입덧약의 중요성 (0) | 2026.05.05 |
|---|---|
| 임신 10주 - 무럭무럭 자라주고 있는 고마운 아가. 계속되는 입덧. 아들인건가..? (0) | 2026.04.24 |
| 임신 9주 - 다행히도 무럭무럭 자라주고 있는 아가, 태아보험 완료, NIFT 검사 고민 (0) | 2026.04.18 |
| 임신 8주 - 연이은 입덧, 처음으로 들은 젤리곰 아가의 심장소리 (0) | 2026.04.11 |
| 임신 7주 - 대구 시지 파티마병원 - 처음으로 직접 본 아기 초음파와 아내 입덧 (0) | 2026.04.05 |